‘위키리크스’ 2년전 폭로전문에 이미 암시

디펜스21 2012.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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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협정 ‘몰래 의결’]
2009년 4월 도쿄 미대사관 “한-일 군정보 통로…필요”
2009년 7월 3국 국방회담 “미국 적극적 개입 있어야”

우리 정부는 이번에 체결되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우리 스스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 믿는 사람은 없다. 이번 협정을 바라보는 미국과 일본의 속내는 이미 지난 2010년 11월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 전문에 적나라하게 공개돼 있다.

먼저 일본을 보자. 지난 2009년 4월13일 도쿄의 미 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전문 ‘미·일·한 3자 안보협력에 대한 한·일 관료와 학계의 견해’를 보면, 일본은 미국과 한국을 포괄하는 3자 안보 협력에 전적으로 찬성 입장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유는 한반도에 유사 사태가 터졌을 때 자위대를 동원해 자국민들을 무사히 소개하기 위해서다. 아베 노리아키 일본 외무성 미일안보조약 담당 부국장은 이 문건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군사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대화 통로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로부터 일본 시민들을 소개할 수 있는 집결지, 피난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이들을 일본으로 수송하기 위한) 항구와 공항 등의 정보뿐 아니라 자위대의 비행기나 함선이 한반도에 진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또, 한국으로부터 군사 정보를 제공받으면 유사시 중국과 껄끄러운 마찰을 빚어가며 자위대의 이지스함을 서해로 파견할 필요가 없어진다.

미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협정을 세 나라가 더 심화된 군사 동맹으로 나가는 첫 걸음으로 보고 있다. 다시 전문을 보자.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09년 7월16~17일 세 나라 차관보급 관리들은 일본 도쿄에서 만나 국방회담을 진행한다. 이때 토의된 내용을 정리한 도쿄 미 대사관의 8월14일치 전문을 보면, 에드워드 라이스 주일미군 사령관은 대포동 2호(북한은 인공위성 주장) 발사를 지적하며 “세 나라는 정보 공유 등 필요한 정책과 작전상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임에 참석한 제임스 허쉬 국방기술보안청장도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3자 간의 정보협력은 “다른 분야의 효과적인 협력을 위한 선도적 조처”가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미국도 한국이 쉽게 일본과 군사 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도쿄 대사관은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3자 안보 대화를 진행시키려면 미국의 밀접한 지휘·감독과 두 나라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며 “미국 정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인한) 최근 한일간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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